🌐 국가 안보와 외교의 무게 — 노동당 행사 뒤 숨은 메시지
2025년 10월 7일, 북한과 중국 당국이 동시에 중대 발표를 했습니다. 중국 권력 서열 2위인 리창 국무원 총리가 오는 9일부터 11일까지 북한 노동당 창건 80주년 경축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방북한다는 소식입니다. 단순한 경축 행사 참석으로 보이지만, 이 발표 뒤에는 동북아 안보 질서를 뒤흔들 수 있는 중대한 외교 메시지가 숨어 있습니다. 오늘은 노동당 행사를 둘러싼 국제 정세와 그 이면의 전략적 의미를 깊이 있게 분석해보겠습니다.
🎖️ 10년 만의 격상, 중국의 계산된 행보
이번 리창 총리의 방북은 10년 전과 비교하면 확연히 격이 높아진 것입니다. 2015년 북한 노동당 창건 70주년 열병식에는 중국 권력 서열 5위인 류윈산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겸 중앙서기처 서기가 방북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80주년에는 권력 서열 2위인 리창 총리가 직접 당정 대표단을 이끌고 평양으로 향합니다. 이는 중국이 북한과의 관계를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조치입니다.
• 2015년 노동당 70주년: 중국 권력 서열 5위 류윈산
• 2025년 노동당 80주년: 중국 권력 서열 2위 리창
• 방북 기간: 2025년 10월 9~11일 (3일간)
• 동행: 중국 당정 대표단
• 주요 일정: 노동당 창건 80주년 경축 행사 및 열병식 참석
🤝 북중 관계 복원의 시그널
이번 리창 총리의 방북은 최근 북러 밀착으로 다소 소원해졌던 북중 관계를 복원하려는 중국의 전략적 선택으로 해석됩니다. 지난달 말 최선희 북한 외무상이 첫 방중 일정을 소화하며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리창 총리를 면담했는데, 당시 양측이 이번 중국 대표단의 방북 일정과 관련한 세부 사항을 협의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중국 외교부는 "중국과 북한은 전통적으로 우호적인 이웃"이라며 "양국 최고 지도자의 중요한 합의를 이정표로 삼아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고 협력을 긴밀히 해 중조 관계를 끊임없이 발전시킬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직접 평양을 방문할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시 주석은 방북하지 않고 이달 말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는 중국이 한반도 외교에서 균형을 유지하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시 주석이 지난달 베이징 전승절 행사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초청한 데 이어, 이번에는 2인자를 보내며 북한을 달래는 동시에 한국과의 관계도 고려하는 양면 전략을 구사하고 있습니다.
🌏 북중러 고위급, 한 달 만에 다시 한자리에
주목할 점은 북한 노동당 80주년 행사에 중국뿐만 아니라 러시아와 베트남, 라오스 등 여러 국가의 고위급 인사들이 대거 참석한다는 것입니다. 러시아에서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 겸 통합러시아당 의장의 방북이 확정됐습니다. 베트남에서는 권력 서열 1위인 또 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이 국빈 방문하고, 라오스에서는 통룬 시술릿 라오스 국가주석이 방북합니다. 이에 따라 지난달 중국 전승절 열병식에 이어 한 달여 만에 다시 북중러 최고위급이 북한 열병식에 모일 전망입니다.
⚔️ 최신 무기 공개와 3각 연대 과시
북한은 수만 명 규모의 대규모 열병식을 준비 중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10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릴 노동당 창건 80주년 기념 군 열병식에서는 최신 무기가 공개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평양 미림비행장 인근에서는 제식 훈련 행렬과 이동식 미사일발사대(TEL) 차량 등이 식별됐다고 합니다. 북한은 연초부터 각국 고위급에 초청장을 보내며 정주년(5·10년 단위로 꺾어지는 해)을 맞아 성대한 기념행사를 준비해왔습니다. 이 자리에서 북한은 최신 무기를 공개하면서 국제사회에 북중러 3각 연대를 또다시 과시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 한국 외교의 딜레마와 대응
이러한 북중러 연대 강화 움직임에 한국 정부는 긴장하고 있습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10월 7일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과 전화 통화를 갖고 한중 양자관계 및 한반도 문제 등 상호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습니다. 왕 부장이 역내 평화·안정을 위한 중국 측의 노력을 설명한 데 대해, 조 장관은 "북중관계가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실현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발전해 나가길 희망한다"고 밝혔습니다. 리창 총리가 방북 기간 중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한국은 한반도 안정과 비핵화를 위한 중국의 건설적 역할을 거듭 당부한 것입니다.
🎯 외교 무대 위의 치밀한 계산
중국의 이번 행보는 여러 측면에서 계산된 외교 전략입니다. 첫째, 북러 밀착으로 인한 대북 영향력 감소를 우려한 중국이 고위급 인사를 파견해 북한과의 관계를 복원하려는 의도입니다. 둘째, 미중 패권 경쟁 구도에서 북한을 자신의 영향권 안에 두려는 전략적 선택입니다. 셋째, 한국과의 관계도 고려해 시진핑 주석은 직접 방북하지 않고 APEC 참석을 위해 한국을 방문함으로써 균형 외교를 펼치려는 것입니다. 중국 외교부는 "중조의 전통적 우호협력 관계를 잘 수호하고 공고히하며 발전시키는 것은 중국 당과 정부의 확고부동한 전략적 방침"이라고 강조했습니다.
🌍 한반도를 둘러싼 새로운 외교 전선
북한 노동당 창건 80주년 행사는 단순한 국내 정치 행사가 아닙니다. 이는 동북아 안보 질서가 재편되는 중대한 외교 무대이며, 북중러 연대가 더욱 공고해지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중국이 권력 서열 2위를 보낸 것은 북한과의 관계를 복원하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자, 한반도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유지하려는 전략적 선택입니다.
한국은 이제 더욱 복잡해진 외교 환경 속에서 북중러 연대에 대응하는 동시에, 한미일 협력을 강화하고 중국과의 관계도 관리해야 하는 다층적 외교 과제에 직면했습니다. 국가 안보와 외교의 무게가 그 어느 때보다 무겁게 느껴지는 시점입니다. 10월 10일 평양에서 펼쳐질 대규모 열병식은 동북아 안보 지형을 가늠할 중요한 바로미터가 될 것입니다. 🌐